뿡시끼시끼따운

함께해서 좆같았고 다시는 보지 말자

*혐오적인 워딩,,

80만원 모두 갚았다. 갚았다고 해야 하나? 모두 환불했다. 작업 진행된 상황에서 단순 변심이라 안 해줘도 되지만 그 전에 부산여행에서 신세를 진 상황이라 거절하기가 어려웠다. 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 나한테 돈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가지고 노는게 너무 모욕적이라서 나를 위해서라도 해야 했다.

걔는 갑작스럽게 큰 돈이 생긴 후로 변했다. 난 트럼프가 좋아. 세금 내기 싫어. 돈 없다고 티내는 거 싫어. 나는 그 변화를 인간은 원래 입체적인 거라고 애써 무시했다. 어쩌면 돈 많은 사람이랑 같이 놀면 나도 그런 급의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참았던 것 같기도 하다.

한편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. 수동적인 거. 앞뒤 안재고 일단 저지르고 보는 거. 걔는 내가 부산여행에서 감기가 걸려서 일행과 함께 할 수 없게 되자 나를 동정해서 돈을 줬고, 내가 그 돈으로 KTX 타기 전까지 신나게 논 걸 보자 이 후안무치한 거지년이 지네 거지집 살림에 보태지 못할망정 흥청망청 쓰고 있다며 싫어했다.(내 추측이다. 내가 부산에서 혼자 논 사진 보내자마자 기분 나빠진 티 내는게 이거 말고 무슨 이유가 있나 싶지만.)

그 후로 나와 함께 있던 모든 단톡이랑 디스코드를 나가고 내 커미션을 환불했다. 내가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보니까 아무 일 없댄다. 사실은 언니 제가 이러이러해서 기분 상하신 것 같은데 죄송해요ㅠㅠ 같은 대답을 원한 것 같다. 내가 만약 그렇게 대답했다면ㅋㅋㅋ 갸륵하게 여겨ㅋㅋㅋ 탕감을 해주셨을 수도ㅋㅋㅋ 있겠다ㅋㅋㅋ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. 난 자살하지 않는 조건으로 다시는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고 나와 약속했다.

아빠는 암에 걸렸다. 동생은 자퇴했다. 나는 내가 쓸 돈도 없는데 80을 어디서 얻어다 갚아야 한다. 이 모든 게 2달동안 생긴 일이다. 나는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짜증을 냈고 어떤 날에는 사람 말을 할 수도 없어서 하루 종일 소리만 질렀다. 다행히 말도 안되게 좋은 조건의 일이 들어와서 바로 오늘 대금을 받고 환불을 다 마쳤다. 여유가 생기니까 마음도 너그러워져서 덜 정신병자 같다. 휴!

이제 다 끝났으니 잘 가라 씹련아. 투자가 망해서 길거리에 나앉길,,, 그리고 나는 정말 정말 이제 그만 비굴하고 싶다. 26년이면 많이 했다.

#diary